뉴욕주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와 CNN 앵커 크리스토퍼 쿠오모.
단 한 번도 공직에 있어 본 경험도 없으며, 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가 손톱만큼도 없음은 물론이고,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돈을 찍어서 빚을 갚겠다는 식의 아연한 주장을 거듭하는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이를, 뭐라도 씐 듯이, 저명한 공화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심지어는 개인적인 모욕을 트럼프에게 당하고 나서도, 자당의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필자는 정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그렇게 많은 유력한, 멀쩡해 보였던 정치인들이, 대중에게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서, 파멸과 실패가 또렷이 보이는 지도자를, 이렇게 지지한 예가 과연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 필자는 그런 역사적 사례가 하나 있었음이 떠올라서 소름이 쫘악 끼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전부는 아니었다)은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을 우려하거나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도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들에겐 전부 비즈니스의 문제다. 트럼프는 피해서 일하거나 견뎌야 할 문제이지, 부시 가문이 그랬듯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포기를 선언할 대상은 아니었다. 한 공화당 내부자는 내게 "그건 품격이 없었다."고 말했다.
'괴력사' 우파와 교수 같은 좌파가 미국 정치를 양쪽으로 마구 끌어당겨,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이 있던 미국 정치의 중도층, 우리가 알았던 모습의 전체적 정치 시스템이 다 달라지고 있다. "100년 동안 미국 정치에서 이런 상황은 없었다. 그때 이후로는 이런 양극화는 없었다. 우려가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역사가 겸 정치 과학자 노먼 온스타인의 말이다.
이론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이 계속 바뀌어야 할 것 같다. 현실에서는 미국 정치계에는 왕조가 흔하고, 개인적으로나 회사에서나 큰 돈이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지금은 더 심해지고 있다. 젭이 대선 도전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과 세계가 2016년에 공화당 후보 젭 부시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로뎀 클린턴의 대결을 보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